헌재 “온라인 명예훼손 반의사불벌죄 조항 합헌”

发稿时间 2021-05-05 09:00
“형벌체계상 균형 상실 안 해” 합헌 선언한 최초의 결정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유남석 헌재 소장이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선고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재판에 넘겨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명예훼손죄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온라인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을 명시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위헌이라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은 온라인 명예훼손에 대해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연예인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B씨의 팬들로부터 고발 당해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명예훼손죄의 ‘반의사불벌’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온라인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여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명예훼손죄는 전기통신법이나 일반형법을 막론하고 '친고죄'로 당사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전기통신망법을 개정해 온라인상의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고소가 없이도 제3자의 고발만으로도 처벌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가해자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헌재 심리과정에선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현행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다.

헌재는 “형법상 모욕죄, 사자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도 “‘모욕죄’는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사실이 아닌 추상적 판단과 감정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사자명예훼손죄’는 생존한 사람이 아닌 사망한 사람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라는 점에서 각 불법성이 감경되는 반면,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죄’는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거짓사실을 적시한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가중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중 어느 한쪽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친고죄의 범위를 넓게 설정하면 고소가 있어야 수사 및 형사소추가 개시될 것이므로 피해자의 의사를 폭넓게 존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범죄의 보복 또는 사회적 평판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

반면 반의사불벌죄의 범위를 넓게 설정하면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 및 형사소추가 개시돼 범죄자의 손해배상과 합의를 촉진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도 고소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 개시됨으로써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헌재는 어떤 범죄를 친고죄 또는 반의사불벌죄로 정할 것인지는 입법 재량의 문제이므로 온라인 명예훼손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한 것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반되 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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