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 지핀 인플레이션 공포, 백신과 치료법은?

发稿时间 2021-10-14 09:23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거리 두기, 사회와 국가 봉쇄의 경제 충격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물론 이 회복은 글로벌 GDP 상위권 국가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이라는 표현은 어폐가 있을지 모른다. 코로나19 변종에 의한 위협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지만, 적어도 먹고살 만한 나라들은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는 위드 코로나 단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것은 코로나19의 회복과정도 전인미답의 길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진화와 확산에 영향을 받은 경제와 금융은 바이러스 변종만큼이나 예측불허의 브라운 운동 경로를 따라갈 공산이 크다.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은 이런 불확실성을 무척 두려워하고 혐오한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그 변종을 막을 백신과 치료제 공백으로 속수무책이었던 공중보건업계처럼 코로나19가 파생하는 불확실성이 그들을 무장해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끄러운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은 불확실성이 이미 다가오는 신호로 볼 수 있겠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지난 10년간 저물가 속에 살아왔고, 더구나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시에는 경제 충격과 함께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가 4월부터 5%를 넘어섰고, 미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특히 연방 기준금리 조정에 반영하는 개인소비지출 물가도 8월 4%를 넘어섰다. 달러는 전 세계 외환 거래량의 85%, 외환보유고의 61% 비중을 점유 할 뿐 아니라 미국 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전 세계 주식자산의 58.6% 비중을 차지한다. 즉 기축통화 달러의 물가 지표 변화는 세계 경제로 확산할 것이며,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세게 닥칠지를 놓고 갑론을박 지구촌이 시끄럽다.

한편 1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로 2021년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라왔다. 코로나19에서 세계 경제가 빠져나오면서 수요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데, 이에 반해 경제 봉쇄와 활동 억제에 따른 원자재, 중간재 등의 공급 장애, 인력의 현장 복귀 지연 그리고 글로벌 물류 등 공급체인 훼손이 글로벌 공급 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유가 상승세다. 선물 기준 브렌트유는 지난해 저점부터 최근까지 400% 이상 상승했고, 2020년 4월 37$를 기록했던 WTI도 80$를 넘어섰다. 마치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키며 세계 경제를 경악하게 한 중동 석유 파동을 연상하게 한다. 최근의 유가 상승은 탄소 중립 이슈와도 엮이며 상당 시간 지속할 수 있어 심각하다. 어쩌면 지금 모든 물가가 한꺼번에 악화하면 메가톤급 충격을 가진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

1970년대 중동 석유 파동이 가져왔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미국 물가는 15%까지 상승했고 경제는 침체했다. 이때 미국 연준은 폴 볼커 연준 의장이 20%까지 살인적인 금리 인상을 감행하며 인플레이션 기세를 겨우 꺾었다. 이때부터 인플레이션의 준동을 막는 백신이자 치료제는 통화량 조절과 고금리를 통한 통화 긴축 정책이었다. 이 정책 배경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이율배반 관계(trade-off)를 보여주는 필립스 곡선이 있다. 이것은 1950년대 영국, 1960년대 미국 경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였다. 필립스 곡선은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면 고용을 희생해야 하고, 고용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필립스 곡선은 경제와 금융시장을 다루는 중앙은행의 칼이자 방패 구실을 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경제 상황은 변질했다. 장기적인 저성장으로 인한 저물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필립스 곡선이 평탄하게 드러눕는 현상이 발생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자료는 2000년부터 2019년 사이 실업률은 크게 변동했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필립스 곡선이 평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 새로운 경제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는 중앙은행이 고금리, 통화 긴축을 백신이나 치료제로 쓰는 근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2019년까지 저성장, 저물가 상황이 지속하며 인플레이션 백신과 치료제의 무력화(無力化)는 수면 아래 있었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주목할 것은 당연히 달러를 발행하는 미 연준의 행보다. 필자가 보기에 코로나19가 파생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미 연준은 기존 통화정책의 상식을 깨는 처방을 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은 지난해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으로 급락한 물가 수준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 즉 기저효과와 글로벌 산업 공급 병목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2023년까지 저금리로 유지할 것이고,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은 연말쯤 물가와 경제 데이터를 봐서 ‘검토’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9월 통화정책 회의, 잭슨 홀 미팅, 상원 청문회에서 일관성 있게 견지하고 있다. 왜 자산 버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미 연준은 초저금리를 고집하는 것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법적 정책 목표는 한국은행과는 다르게 물가 안정(price stability)과 함께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을 명시하고 있다. 미 연준은 필립스 곡선의 관계 붕괴를 이용해 오히려 두 가지 목표를 동시 달성하기 위한 도전과 실험을 시작했다. 먼저 2020년 오랜 세월 유지하던 2% 물가 관리 목표를, 평균적으로 물가를 2%로 유지한다면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평균물가목표관리(FAIT)로 과감히 수정했다. 이러한 과감한 정책 변경의 배경에는 미국은 물론 선진국 경제에 만성병으로 자리한 저성장, 저금리의 원인이 바로 경제적 불평등 심화라는 자각(自覺)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가 이들 저소득 서민층에 더 심각한 충격을 주었기 때문에 이들의 삶을 회복해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경제적 지원 온기(溫氣)가 전달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보고서는 저소득층의 경제 지원을 위해 중앙은행이 책무를 다한다는 내용을 항상 담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증시 전망과 관련하여 전문가, 언론들이 주로 미 연준 통화정책을 해설해서인지 미 연준의 저소득층 고용 해소 노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매크로 경제변수로 고용에 대한 책임이 부여되어 있지 않은 한국 정부, 한국은행과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경제전문가가 관료나 기술자가 아닌 의사나 구급대로 미더워 보이는 것은 필자의 편견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보고서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경제도 미국 경제처럼 저성장, 저물가 그리고 불평등이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물론 저성장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로 매크로 경제 정책에 최대 고용 목표 도입을 한국경제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조수연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경제학 석사 △하나금융투자 상무 △ 금융투자분석사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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