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덮친 '시진핑 저승사자'들

发稿时间 2021-10-14 05:00
중앙순시조 5년來 첫 금융권 감찰 15개 순시조 중 14개 투입 총력전 인민銀·금융당국 등 주요기관 피감 기업유착·서민피해·부정부패 정조준 재집권 앞두고 금융시스템 재구축

지난달 26일 개최된 중앙순시업무 동원 배치 회의에서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주석(가운데)이 금융권에 대한 순시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순시조가 금융권 습격에 나섰다.

공직 사회는 물론 재계와 학계, 교육계, 예술·문화계까지 어디든 두려움에 떨게 하는 감찰 조직이다.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5대 국유 은행, 상하이증권거래소 등 중국 금융·자본시장을 좌지우지해 온 주요 기관들이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중앙순시조가 금융권에 사정 칼날을 들이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권력 서열 6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 조장은 "당의 영도에 대한 정치적 편차와 금융업 발전을 제약하는 두드러진 문제를 찾아내는 게" 이번 순시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당의 새로운 발전 이념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전면적으로 관철해 인민과 실물 경제의 금융 수요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내년 장기 집권의 길로 들어설 게 확실하다. 그 전에 금융권 부조리와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정리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금융권과 기업 간 유착을 끊고, 해외 상장을 어렵게 해 국부 유출을 차단하며,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행태에 철퇴를 가하고, 미국의 압박에도 견딜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번 순시가 진행되는 내내 알리바바나 디디추싱, 헝다 등의 기업명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진핑의 잘 드는 칼, 중앙순시조

중국은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국부가 쌓일수록 활개를 치는 부정부패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래서 도입된 게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와 중앙조직부가 공동 운영하는 순시조 제도다. 당내 정화를 위한 감찰 활동이 주된 임무였으나 감찰 범위가 점차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집권하던 2003년 5개 순시조로 출발해 2007년 11개로 증편됐다. 2009년 12월 명칭이 중앙순시조로 변경됐다.

장쩌민(江澤民)의 최측근으로 한때 최고지도자 자리까지 노렸던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의 뇌물수수 혐의도 순시조가 적발했다. 2006년 비리가 드러나 2008년 징역 18년형을 받았고 6년 감형돼 지난해 출소했다.

2012년 18차 당대회로 시 주석이 집권한 뒤 중앙순시조는 총 12개로 증가했다.

당시 중앙기율위 서기이자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 조장이었던 왕치산(王岐山)은 "당 중앙의 천리안이 돼 호랑이(고위직)는 물론 파리(하위층)까지 색출하라"고 일갈하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017년 19차 당대회 이후에는 15개로 더 늘어났다. 현재 중앙순시조 조직을 총괄하는 건 자오러지 중앙기율위 서기이지만, 순시조 조장이 시 주석에 직접 보고할 수도 있다.

정년 퇴직했거나 퇴임을 앞둔 장·차관급 인사가 조장을 맡는 관행 때문이다. 1개 순시조는 장·차관급 조장과 국장급 부조장 등 1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퇴임이 유력한 고위급을 조장으로 앉히는 건 각종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뿐더러 공직 경험이 풍부해 각계각층의 허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시조는 피감 기관에 2개월가량 파견돼 많게는 300명 이상을 직접 면담한다. 필요하면 피감 기관에서 이뤄지는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다. 눈과 귀, 영상 촬영 기기와 녹음기만으로 감찰을 진행하는 게 전통이다.

지방정부 당서기와 국유기업 회장부터 중간 간부, 일개 노동자까지 직급을 불문하고 조사할 수 있다.

조사는 하되 기소나 처벌 권한은 없다.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는 걸 막기 위한 장치다.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한다. 중앙기율위나 검찰은 순시조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사법 및 행정 처분 수순을 밟는다.

순시조의 조사 방식은 전문적이고 교묘한 걸로 유명하다. 리바오진(李寶金) 전 톈진 인민검찰원 검찰장(검사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리 전 검찰장은 2006년 순시조와 면담하던 중 대화 말미에 "다음에 톈진에 오게 되면 필요할 때 나를 찾으라. 시장이 못하는 일도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시조의 본격적인 조사는 그 한마디로부터 시작됐다. 결국 거액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게 드러난 리 전 검찰장은 사형당했다.

◆25개 금융기관에 주둔, 줄낙마 가능성

19차 당대회 이후 중앙순시조가 금융권에 대한 감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중앙순시조가 모습을 드러냈던 건 지난 5월 중국 교육부와 31개 대학에 대한 감찰 활동 때였다. 시 주석이 사교육 규제 등 교육 개혁의 기치를 내건 데 대한 후속 대응이었다.

지난달 26일 중앙기율위와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는 재차 순시 업무 동원 배치 회의를 개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회의 개최를 놓고 "금융기관의 당 조직에 대한 집중적인 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의를 주재한 자오러지는 순시 과정에서 △실물경제 지원과 금융 리스크 대비, 금융 개혁 심화 △엄격한 기강 수립과 반부패 문제 △각층별 당 조직 강화 △금융기관 내 감찰·감사 활동 개선 등에 집중하라고 독려했다.

현재 운영 중인 15개 순시조 중 14개가 투입됐다.

제2순시조와 제3순시조는 상하이·선전의 증권거래소를, 제6순시조는 증감회를 집중 감찰한다.

디디추싱 사태로 불거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감사와 공시 문제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제4순시조는 은보감회에 파견됐다. 은행과 기업 간 유착 관계, 그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응, 과도하게 불어난 부동산 대출 등이 주요 감찰 대상이다.

궈수칭(郭樹淸) 은보감회 주석은 "순시 업무를 지지하며 시스템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자발적으로 내보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금융 안전을 보호하고 금융업의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제5순시조와 제9순시조는 각각 광다그룹과 중신그룹에 대한 감찰에 나섰다. 대형 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국유 기업이다.

광다은행은 헝다에 100억 위안(약 1조85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졌고, 중신은행도 수년간 1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는 소문이 돈다.

제8순시조와 제13순시조는 각각 국가개발은행과 화룽자산관리에 주둔했다. 올해 고위층 비리로 홍역을 치른 곳들이다.

국가개발은행은 허싱샹(何興祥) 부행장 등 4명이 뇌물을 받고 지방정부와 기업의 편의를 봐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화룽자산관리의 라이샤오민(賴小民) 회장은 18억 위안(약 3333억원)의 뇌물을 받고 2500만 위안 이상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사형이 집행됐다.

제9순시조와 제15순시조는 공상·건설·중국·농업은행 등 국유 은행 감찰을 진행 중이고, 제11순시조는 국유 보험사들을 살펴보고 있다.

제12순시조는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를 감찰하고 있다.

국유 은행과 보험사, 국부펀드 등은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이나 디디추싱과 같은 빅테크(대형 IT 기업)와 유착 관계를 형성해 거액을 투자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제14순시조는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에서 감찰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중국 금융 시스템 전반을 확인해야 하는 곳이라 책임이 막중하다.

이번 순시는 오는 12월 15일까지 이어진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순시 대상은 주요 금융기관 25곳이지만 이들 기관과 엮여 있는 곳까지 사정 칼날이 미칠 수 있다"며 "사실상 중국 금융권 전체를 겨냥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올해 금융권에서 30명 정도의 국장급 이상 간부나 대형 금융회사 임원이 처벌을 받았다"며 "중앙순시조가 훑고 간 뒤에는 얼마나 더 낙마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권 핵심 인사는 "시 주석이 내년 재집권을 앞두고 금융권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게 중론"이라며 "금융권 내 부조리를 일소하고 관치를 강화해 중국 경제의 병폐를 없애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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