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플레이션에 '임금 인상 시대' 열리나

发稿时间 2022-06-22 11:11
여야 할 것 없이 "임금 인상, 인상, 인상…" "기시다 인플레" 비판…기시다 "지속적인 임금 인상 목표"
오는 7월 10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임금 인상’이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정치권은 1990년대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탄 임금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연일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집권 여당을 포함한 주요 정당들은 표심을 잡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이 흔들리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한다”고 천명했다. 물가를 억제하는 전담 조직인 ‘물가·임금·생활종합대책본부’도 부랴부랴 신설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임금 인상, 인상, 인상…”

오는 7월 10일 열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 토론회가 지난 6월 21일 열렸다. 왼쪽부터 마쓰이 이치로 일본 유신회 대표,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주요 정당들이 임금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가계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임금 인상을 통해 유권자들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집권당인 자민당은 ‘더 높은 급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임금 상승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보조금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의 급여 인상을 독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도 보장한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야당인 국민민주당도 주요 선거 공약으로 임금 인상을 내놨다. 공명당은 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 협상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전문가 패널이 적절한 수준의 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프레임워크를 구상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즈미 겐타 일본 입헌민주당 대표는 최근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급여 인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은 최저임금을 1500엔으로 인상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일본의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930엔이다. 또한 세금을 줄이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지금의 통화완화 정책을 축소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민주당 역시 최저임금을 1150엔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임금 인상을 전면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주요 정당들이 임금 인상 공약을 들고나온 것은 임금 수준이 급등하는 소비자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며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일본의 임금 수준은 지난 수십 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인 일본 노동조합 총연합회인 렌고(Rengo)에 따르면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1997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다. 닛케이아시아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두 번째 임기 시절에는 임금 인상을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1990년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일본 역시 물가가 꿈틀대자, 임금 인상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일본의 물가는 지난 4월에 전년보다 2.5% 올랐다. 에너지 인상률은 19.1%, 식료품은 4.7%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대부분이 매일 접하는 상품들의 가격이 대폭 오른 것이다. 

치솟는 비용에 부담을 느낀 일본 가계는 지갑을 닫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4월 실질 가계지출(2인 이상 가구)은 30만4510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하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는 0.8% 감소로,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움츠러들었다.
 
생필품 등 상품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로 수입 상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물가가 7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4월 실질임금도 1.2% 줄며, 4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노린추킨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미나미 다케시는 “높은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이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며 “임금과 물가가 함께 오르지 않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기시다 총리 “지속적인 임금인상 목표”

일본 슈퍼마켓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물가 상승에 깜짝 놀란 일본 정부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물가·임금·생활 종합대책본부’를 신설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월 21일 총리관저에서 연 ‘물가·임금·생활 종합대책본부’ 첫 모임에서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시급인 1000엔 이상으로 올리겠다고도 밝혔다. 최저임금이 1000엔을 넘긴 곳은 현재 도쿄도와 가나가와현뿐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집권 자민당이 큰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보였던 선거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불확실성을 불어넣었다"고 평했다.  

이번 선거 기간 인플레이션은 기시다 총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1일 이뤄진 TV 토론회에서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는 물가 상승을 "기시다 인플레이션"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로 인한 것"이라며 "유가 상승을 막긴 어렵지만, 엔화 약세를 방치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현행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높은 금리는 중소기업과 주택 보유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정책을 지지해 왔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BOJ는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며 엔화 가치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엔화는 이날 달러당 136.50엔에 거래되며,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은 기시다 내각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지난 17~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91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2%에 달했다. 이는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60%로 전월(66%)보다 6%포인트나 하락했다.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물가 상승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64%로, ‘허용할 수 있다’(29%)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실제 일본에서는 그간 꿈쩍 않던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등 상품 가격이 오름세다. 마쓰다와 미쓰비시자동차는 올해 가을 자국 내 신차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쓰다는 소형차 등 2개 차종을, 미쓰비시는 SUV 가격을 약 3% 인상키로 했다.
 
이들 자동차 회사가 신차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은 엔화 약세와 급등한 원자재 가격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성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하거나 엔진을 교체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자국 내에서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치열한 판매 경쟁 속에서 가격 인상에 신중했던 일본 자동차 업계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외식비도 부담이다. 음식점 정보 사이트인 구루나비가 개인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외식비가 ‘올랐다’고 느낀 응답자는 약 70%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52.1%는 외식비가 지속 오르면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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