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갈등 잡아야 소비자 마음 훔친다"...기술개발 뛰어든 대형 건설사

发稿时间 2022-06-22 18:00

래미안 고요안(安) LAB에서 층간소음 기술을 시현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물산]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이 활성화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공동주택 층간소음에 대한 사회적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층간소음은 당사자들에게는 극강의 공포감을 선사하지만 개인적인 갈등, 이웃 간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공론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오는 8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도'가 시행되면 달라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8월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는 공동주택에 대해 아파트를 다 짓고 난 뒤 현장에서 층간소음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를 도입한다.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이 기준에 미달하면 사업자는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 등을 해야 한다. 층간소음이 시공사의 기술력을 결정하는 관건이 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앞다퉈 전담 연구조직을 갖추고, 특허기술 확보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층간연구소 설립 등 기술 경쟁 나선 건설사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층간소음에 대한 실증, 연구, 체험 등이 가능한 '래미안 고요안(安) LAB(이하 고요안랩)'을 출범했다. 고요안랩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로 10가구 규모의 실증주택과 층간소음 측정실, 체험실 등으로 이뤄졌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 연구와 실증이 이뤄지는 각 가구 내에서는 일반적인 벽식 구조를 비롯해 기둥식 구조, 혼합식 구조, 라멘 구조 등 4개 주택 구조를 적용해 구조별로 소음이 전파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개의 주택 구조 형식과 바닥 슬래브 두께를 210mm에서 300mm까지 적용한 것은 고요안랩이 처음으로, 각 구조별로 바닥 재료의 조합을 통해 최상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 공법을 실증할 수 있다는게 업체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시행에 앞서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공법 등을 다양하게 검증해 공동주택에 적용해나가겠다"면서 "층간소음은 기업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문제이기도 한 만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새롭게 개정된 1등급 기준에 부합하는 최고 등급의 기술도 빠르게 상용화할 방침이다. 
 
현대건설도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층간소음을 줄이는 바닥구조 'H 사일런트 홈시스템I'를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층간소음 차단 1등급 기술도 확보했다. 1등급은 위층에서 과도한 충격을 줘도 아래층에서 인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성능이다. 기존 바닥 구조 시스템에 특화된 소재를 적용해 충격 고유의 진동수를 조절, 소음 전달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오는 8월에는 경기 용인시 마북 기술연구원에 층간소음 저감 기술 데이터를 구축하는 실증시설도 준공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스마트 3중 바닥구조 특허기술을 갖고 있다. 내력강화 콘크리트, 고탄성 완충재, 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된 3중 구조는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다. 이 외에도 소음 발생을 각 가구 내 월패드로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한화건설도 최근 층간 차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발 중인 차음재는 기존에 사용 중인 30mm 층간 차음재를 2배의 두께로 보완한 'EPP+EPS 적층형 60mm 층간차음재'로 주택 내에서 층간소음의 분쟁 기준이 되는 경략충격음과 중량충격음을 모두 저감하며, 공기 단축의 효과도 가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 갈등이 개인, 이웃 갈등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면서 건설사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력도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주택브랜드 가치는 층간소음을 '얼마나 잡을 수 있느냐'라는 기술력의 차이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 방화,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공사비 늘고, 분양수익 줄어도 라멘구조로 바꿔야

국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77.8%는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단독주택으로 분류되는 다가구주택 등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국민 10명 중 8명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데 층간소음 문제가 개인 간의 문제로 방치되면서 폭력, 방화, 살인을 부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환경부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2019년 2만 6257건에서 지난해 4만 6596건으로 최근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동주택 보급률 증가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공동주택 내의 실내 거주 시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이하 경실련) 관계자는 이날 '층간소음 분쟁 현황과 대책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층간소음은 피해 가구가 그 영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어렵고, 가해자가 부인할 경우에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조차 어렵다"면서 "중재자가 개입하더라도 전문성이나 권한의 한계가 있고, 소송을 해도 피해 입증이 어렵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동안 피해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시공사의 책임 강화 없이는 구조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층간소음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해 3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공동주택 신축 시 층간소음 전수조사 의무 △층간소음 기준 초과시 벌칙 강화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적인 라멘구조 건축 의무화 등이다. 

경실련은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건축공사가 완료된 건축물에 대한 보완 시공은 건축구조상 쉽지 않을 수 있고, 사업주체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보완 시공보다 손해배상 조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 설계가 동일하더라도 작업자의 숙련도 및 시공품질관리에 따라 층간소음 차단 성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준공 시 현장 전 가구를 전수조사해 시공 품질을 높이고, 공사감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7년부터 10년간 지은 전국 500가구 이상 아파트의 98.5%가 층간소음에 취약한 벽식구조다. 국토부 보고서에 따르면 기둥식(라멘) 아파트(무량판 구조, 슬래브 바닥 두께 280㎜)의 경우 벽식구조보다 경량충격음 6.4㏈, 중량충격음 5.6㏈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라멘 구조보다 벽식이나 무량판 구조를 선호하는 것은 공사기간이 짧고 공사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또 라멘 구조는 층과 층 사이에 보가 들어가기 때문에 층고가 높아져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이 적어 건설사들이 기피한다는게 이들 주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공공부터 공공임대주택 신축시 구조체의 하중을 내력벽(벽식구조)이 아닌 보와 기둥을 통해 하부 구조체로 분산 전달해 바닥충격음을 저감하는 방식의 라멘 구조로 시공구조 형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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